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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가는 공간
어제 언니에게 전화를 건 뒤 용기가 생겨서 오늘은 외할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외할머니와 나는 각별한 사이다. 자주 뵙기도 하고 어렸을 때부터 돌봐주신 시간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다. 청소년기가 되고 나서는 전보다 그런 시간이 줄었지만 16년도 여름에 할머니를 따라 자유 수영을 다니면서 그런 시간이 또 많아졌다. 수영장에서 만나는 할머니들은(자유 수영 아침 시간에는 할머니들이 많다) 외할머니를 부러워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손녀와 수영을 다니는 할머니는 흔히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하지만 어렸을 때와 달리 어느 순간부터 나는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어떤 벽이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아마 어른은 깍듯이 대해야한다는 내 생각이 생기고 그것이 무럭무럭 자라면서 할머니도 포함이 된 것 같다...
여전히 단식 진행 중이고 귀찮아서 물도 잘 안 마셨더니 손이 막 덜덜 떨린다. 사실 물 마셔도 손이 떨릴 것 같긴 한데 어쨌든 물도 안 마신 건 사실이니까. 덕분에 기분이 하루종일 안 좋았다. 그러다 빵을 한 조각 먹었는데 괜찮아서 어 이제 괜찮은가보다 하고 폭식했다. 빵 한 조각 더 먹고 과자 한 조각 먹고 멸치국수를 끓여서 엄청 많이 먹었다. 국물까지 싹싹. 세상에 이렇게 맛있을 수가... 그런데 너무 과식한 것 같다. 정오에 서울로 미팅 간 엄마가 저녁 때 서울에서 만나서 저녁 먹자고 했는데 배가 꺼질런지.. 할머니가 버스 정류장까지 태워다주셔서 급행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한적한 식당 안에서 엄마를 만났다. 시래기 국밥 집이었는데 시래기가 맛있었다! 그런데 나는 먹다보니까 또 장이 안 좋아서 많..
아침 일찍 일어나서 동생과 함께 판교로 몇 주 전에 예매해둔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을 보러갔다. 4DX라고해서 더 재밌을 것 같다. 팝콘을 사고 음료를 사고 자리에 앉아서 영화를 봤다. 도중에 고양이가 굳어버린 장면이 나왔는데 마치 죽은 것처럼 나와서, 어제 일이 생각나면서 소름이 끼쳤다. 4dx는 심심했다. 몰입을 방해하기도 했다. 역시 영화는 효과보다는 그냥 일반석이나 화면 큰 게 좋은 것 같다. 그리고 간식거리를 산 다음 다시 동네로 돌아와서 밥을 먹고 엄마 차를 타고 집에 갔다. 가자마자 가방을 다시 챙기고 좀 쉬다 나왔다. 실천 세미나를 들으러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은 세미나에 친구를 초대한 날이기도 하다. 친구는 기대된다고 했다. 길이 복잡해서 친구를 마중나갔다가 한참 후에 만났다...
동생과 첫번째 실천 세미나에 갔다. 오늘 포함 앞으로 10주동안,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실천 세미나를 가게 된다. 제 시간에 도착해서 3시간을 듣고 앉아있자니 끝날 때 쯤엔 배가 너무 고팠다. 리더님 말씀이 집중을 한 결과란다. 배고픔으로 그날 세미나에 얼만큼 집중했는지 알 수 있다나. 오는 길에 깨찰빵을 샀다. 2개에 천원이었다. 깨찰빵 정말 좋아하는데... 냉큼 샀다. 역에서 내려서는 동생이랑 둘이서 포차에서 잔치국수랑 튀김을 먹었다. 뜨끈한 국물이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데 정류장에 페미니스트 광고가 있었다. 펀딩을 하고 후원한 사람들의 이름이 모두 기재되어 있는 광고였다. 깨찰빵을 먹으면서 동생이랑 깨알같은 그 이름들을 아무거나 찍어서 읽어봤다. 본명도 있고, 닉네임도 있었는데..
아침에 드디어 테일러 스위프트 미국 공홈에서 주문을 했다. 자그마치 한화 8만원이 넘는 주문... 나는 이런 곳에 돈을 막 지르는 경우가 있다. 어휴. 사이트 이상으로 주문이 늦는 바람에 약속에 늦었다. 점심은 짜장면을 먹었다. (겁나 맛있었다..) 오늘은 영화 영주를 보기로 한 날. 영화를 볼 때 배우의 세심한 감정선, 드라마 같은 스토리와 조용한 분위기를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영주는 그야말로 완벽한 영화다. 마지막을 이끌어가는 김향기의 단독 연기는 그야말로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내가 조금만 어렸어도 이해할 수 없을듯한 분위기가 아련하면서도 가슴깊이 뭉클하게 다가왔다. 어쩔 수 없는 인생. 그걸 또 다시 살아가는 사람들. 영화가 끝나고 한동안 좌석에 앉아있았다. 영화를 봤던 모든 사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