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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가는 공간
오늘부터 드디어 우리집에 담장 공사가 시작됐다. 전원주택에 산지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우리집엔 담이 없었다. 금전 문제나 이런 저런 이유들 때문에 미뤄뒀던 탓이다. 그런데 엄마가 마음 잡고 딤을 치기로 마음 먹더니 그냥 순식간에 담이 생기게 되었다;; 그러더니 오늘 시끄러워서 내다보니까 공사가 시작되었던.. 신난다!!! 드디어 우리집에도 담이 생기다니ㅠㅠ 항상 마당에 나가있을 때마다 남들이 다 쳐다볼 수 있게 뚫려 있어서 싫었는데.. 그리고 고양이 사고도 담이 있었다면 없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있었다. 지금 있는 고양이는 하도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하루에 한두 번 얼굴 비추는게 다지만.. 좋아하던 에세이 작가님의 북보틀과 스티커를 샀는데 오늘 도착했다. 어제 저녁 발송 문자가 왔는데 오전에 도착한 걸..
저녁에 닭갈비를 했다. 정확히는 저녁이 아니라 점저였다. ㅋㅋㅋ 나는 요리하고 아빠는 옆에서 설거지를 하면서 대화해서 지루하지 않았다. 할머니가 시장에 갔다가 바로 양념해서 파는 걸 사다주신 닭갈비였는데, 정말 꿀맛이었다. 양이 적어서 아쉬웠다. 밥이 모자라서 상추랑 같이 먹었다. 정말 매웠지만 진짜 맛있었다. 먹고 아빠는 또 설거지를 했다.
그라폴리오에서 삼성 S10 카메라 홀을 이용한 배경화면 공모전을 한다는 걸 알았다.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구상하는데 또 내 생각의 패턴이 그대로 드러났다. 나는 일단 처음에 아이디어가 마구 솟아오르는데 막상 그걸 실현시키는동안 자신감이 없어진다. 식상하다, 부족하다, 뭔가 별로다 싶은 생각에 중간에 포기한 적이 많다. 이번에도 자꾸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번엔 계속 해보려고 한다. 아이패드로 할리퀸 그림을 그렸는데 생각보다 잘 그려져서 놀랐다. 사실 사회적 여성성과 성적대상화를 하지 않은 할리퀸을 그리려고 했는데 먼저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먼저인 것 같아서 머리나 자세 말고는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나온 할리퀸 복장을 그대로 그렸다. 그리면서도 답답했다. 왜 캐릭터가 이런 복장을 하고 있어야되..
저녁에 할머니랑 같이 장을 보러갔다. 아무 준비 없이 반팔 반바지 입고 있던 차림 그대로 슬리퍼에 그냥 모자만 쓰고 나갔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항상 나갈 때마다 사람들 시선이 신경쓰여서 어떻게든 나아보이려고(조금이라도 예뻐보이려고) 뭐라도 꾸미고 나갔었는데.. 장 보러 갈 때 이렇게 편한 복장으로 나간 건 처음인 것 같다. 며칠 전부터 손목이 욱신거려서 아대를 하고 있다. 장 본 것도 짐이 많이했는데 오른쪽 손목이 아픈거라 왼쪽 어깨로 들고 왼손으로 다 들고 갔다. 무거웠다..ㅠ 아빠가 킨텍스에서 전시를 마치고 집에 왔다. 할머니가 저녁 같이 먹으려고 하시다가 오는 중이었던 아빠 쉬라고 저녁 안 드시고 바로 댁으로 가셨는데 조금 속상했다. 그래도 같이 먹고 싶었는데.. 저녁은 다들 다른 메뉴로 먹었다. ..
오늘은 서울 아산 병원에 막내의 원인모를 고열의 결과를 받으러 가는 날이다. 마침 나도 서울에 약속이 있어서 병원에 가는 엄마와 막내를 따라가기로 했다. 그래서 시간이 되면 같이 점심을 먹고 나는 약속 장소로 가기로 했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친구와 헤어져 집에 오던 정류장에서 추위에 핸드폰 전원이 나가버렸는데, 날씨는 어느새 한여름이다. 병원으로 걸어가는데 햇볕에 땀이 계속 났다. 아산 병원엔 처음 가봤는데, 2호선 지하철 역에서 병원으로 가는 길에 다리가 있었다. 다리가 제법 길고 높이도 높았는데 건너는 순간 허공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높아서 주변에 풍경이 다 내려나보였는디 무섭기도 하고 뭔가 떨리지만 재밌어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생각보다 병원이 엄청 컸다. 그 큰 3관의 병동 중에서 ..
아침에 늦게 일어났지만 기분 좋게 일어났던 것 같다. 일어나서 시간이 되자 어제에 이어 집안일에 대한 내 책임을 다 하기 위해 음식을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 오늘은 고양이가 오지 않았다. 들어오니 엄마가 미팅 가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시간이 없어 밥을 먹을까 고민 중이시길래 준비하시는동안 내가 상을 차렸다. 엄마를 배웅하고 나서 갑자기 문득 설거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신기했다.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역할조차 하기 싫어 미루고 미루다 잔소리를 바가지로 들은 다음에야 하던 나인데.. 내친김에 부엌을 싹 치우고 전자렌지며 식탁이랑 아일랜드를 행주로 다 닦아놓았다. 뿌듯했다. 커뮤니케이션 코스 효과인가.. 뭐랄까. 가족을 위해서 눈코뜰새없이 바쁘게 일하시는 엄마 아빠의 그 헌신이 느껴져서 그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