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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가는 공간
오랜만에 그레이스 앤 프랭키를 봤다. 시즌 2 12화, 이번 화의 주제는 그레이스와 프랭키의 오랜 친구인 베이브의 파티에 대한 것이다. 세상을 여행하며 살던 베이브는 집에 온 후 돌아오면 늘 그랬듯 파티를 준비한다. 프랭키는 베이브의 파티를 돕다가 베이브의 암이 재발했고, 가망이 없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으며, 준비 중인 마지막 파티 후 안락사를 할 것이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다시 치료하고 싶지는 않다며, 베이브는 그의 마지막을 프랭키에게 부탁한다. 프랭키는 베이브의 선택을 지지하고 돕지만, 도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그레이스는 혼란스러워진다. 자신의 신념과 반대되는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치료제가 나올 수도 있고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못 해본 것들을 해야지 않겠냐고 하는 그레이스에게 베이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다르지 않다. 내 말은, 누군가는 초록색 잔디밭에서 살고 다른 누군가는 붉은색 잔디밭에서 사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우리는 같은 색을 가진 잔디밭을 보며 함께 살아간다. 비록 그것에 부여하는 의미는 각자 다르지만, 우리는 같은 곳에서 산다. 그래서 영화 모디의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이 났을 때,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나는 왜 울고 있는 걸까?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은 비록 사진으로 찍을지라도 극명하게 달라지지 않지만, 세상에 우리의 관점을 가장 극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있다. 바로 그림이다. 그림은 특별하다. 우리가 함께 같은 꽃병을 그려도, 개개인의 마지막 터치까지 그림은 다르다. 모디의 그림은 행복하다. 소소한 일상, 그만의 관점이, 세상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다. 그래서 많은 ..
영화가 개봉한다는 말이 들려올 때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를 드디어 봤다. 바로「I FEEL PRETTY」 예고편만 보고서는 주인공이 사건 이후 그대로 평생 살아갈줄 알았는데 뜻밖의 반전(?)이 있어서 더 재밌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놀라웠다. 저토록 무심하고 사납고 성질 더러운 세상에 대해 당당하게 나를 드러내고 큰소리칠 수 있다니. 그러나 결국 그 자신감의 근원이 사회가 정한 아름다움이었다는 점에서 영화는 소름 끼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르네의 하이라이트, 릴리 르클레어 소개말에서 르네는 프레젠테이션를 통해 다양한 여성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당당해지라고, 여러분 모두가 르클레어의 얼굴이자 모델이라고 말한다. 탈코르셋과 백래시가 화제성을 가진 이후에 본 아이필프리티는 그래서 아쉬웠다. 영화는 르네의 당당..
영화 모털 엔진을 아이맥스로 보고 왔다.세계관이 너무 신기해서 (나중에 알고 보니 '스팀 펑크'라는 세계관이라고 부른단다. 나는 게임을 안 해서 몰랐는데 신기했다.) 예고편을 봤다가 한국인 혼혈 여성 배우 지혜가 전사 캐릭터로 나온다길래 흥미로워져서 보러갔다.일단 사람들이 왜 아이맥스로 보러가는지 잘 알고 왔고_ㅋㅋㅋ근데 너무 비싸다 :( _영화도 재밌었다. 하지만 끝으로 치닫는 영화의 클라이맥스가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 그 부분이 더 길었으면 밀려오는 감정들이 더 다양하고 커지면서 영화가 풍성해졌을텐데.모털 엔진은 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판타지에 푹 빠져있던 나는 중학생 때부터 판타지에서 손을 뗐기 때문에 유명한데도 처음 들었다. 책을 읽은 사람들은 영화가 이야기를 너무 축소했다고들 했다. ..
일단 첫번째로 포스터가 마음에 들었다. 소위 말하는 '여성성'을 강조하지 않은, 첩보와 임무에 가장 적합한 외모가 시선을 끌었달까. 포스터가 내게 있어 "이 영화는 영화관에서 꼭 보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솔직히 임무 수행에 킬힐과 눈 화장, 립스틱, 노출이 심한 의상이나 딱 달라붙는 의상은 전혀 연관성이 없어보인다. 긴 머리도 편해 보이진 않고..) 영화를 보는 내내 잔인한 장면에선 눈을 찌푸렸지만(이게 바로 내가 액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다),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밀레니엄 시리즈 치고는 스토리가 허술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나는 그 시리즈를 몰랐기 때문에 스토리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내 원탑 액션 영화가 됐다. 영상미도 좋았고. 소장해서 두고 두고 볼 생각이다.일단 영화가..
영주를 보면서 영화 시스터가 생각났다. 영주의 엔딩은 나에게 그랬다. 영화를 볼 때 배우의 세심한 감정선, 드라마 같은 스토리와 조용한 분위기를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영주는 그야말로 완벽한 영화다. 마지막을 이끌어가는 김향기의 단독 연기는 그야말로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내가 조금만 어렸어도 이해할 수 없을듯한 분위기가 아련하면서도 가슴깊이 뭉클하게 다가왔다. 어쩔 수 없는 인생. 그걸 또 다시 살아가는 사람들. 그게 인생이라고 말하는 영화.영화가 끝나고 한동안 좌석에 앉아있았다. 영화를 봤던 모든 사람들이 그랬다. 김향기는 자신과 똑같은 나이의 19살을 연기하면서 또 다른 김향기를 만들었다. 또 다른 김향기, 사실 김향기가 연기한 모든 캐릭터가 그랬다. 어쩜 그렇게 찰떡같이 연기를 해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