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성장 (13)
나를 찾아가는 공간
언제인가부터 나는 일상의 설렘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로 움직임이 제한된 지금, 내 주변엔 단기간의 휘발성 설렘들 뿐이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나는 설렘을 위해 계속 무언가를 사들였던 것 같다. 쇼핑은 가장 빠르고, 가장 쉽게 나를 기대하게 만들 수 있으니까. 그러나 그것은 말 그대로 금세 꺼져버리는 거품 같았다. 우리나라 택배가 좀 빠른가. 짧게는 이틀 만에 물건이 내 손에 들어오는 순간 그 설렘은 사라져 버렸다. 그런 의미에서 8주간의 익명 편지는 나에게 마치 어린 시절에나 느끼곤 했던 설렘을 느끼게 해 주었다. 오랜만에 들어갔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에서 이 프로젝트를 발견했다. 21년 11월, 또다시 한 해가 끝나가는 서운함에 푹 빠져있던 내게 이 펀딩 프로젝트는 새해를 기대하게..
대면으로 이루어질 예정이었던 심리 상담이 확진자 동선, 접촉자 동선에 걸리는 바람에 2주 연속 미뤄졌다. 지역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화상으로 요청했고 오늘 저녁 첫 상담을 마쳤다. 무슨 얘기부터 꺼내야할지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선생님의 물 흐르는듯한 질문에 한시간이 훌쩍 갔다. 좋은 선생님을 만난 것 같다. 아쉽기도 했다. 할 얘기가 많았다. 오랜만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 반갑고 기뻤다. 정확히는 내가 어떻게 보일지 걱정하거나 노심초사하지 않아서 편안했다. 나중에 생각이 정리되면 글을 다시 쓰고 싶다. 누군가의 글에 내가 행동할 수 있었던 것처럼, 누군가도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 유튜버 이연님과 드로우앤드류의 영상을 봤다. 좋은 삶, 건강한 삶이란 무엇일까. 나는 잘하고..
누군가 말했다. 다른 블로그와 달리 티스토리 블로그는 나 혼자 허공에 대고 말하는 느낌이라고. 그 말을 '허공에 울리는 고요한 외침'이라고 표현해봤는데 문득 이 표현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허공과 고요가 주는 고독함과 외로움, 기다림... 이 키워드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어릴 때 부모님이 차에 나 혼자 또는 잠든 동생들과 나를 두고 내리신 적이 있다. 그 때의 고요함과 차 안에 나 혼자 있는 허공 같은 느낌, 부모님을 기다리는 것은 나에게 설렘이었다. 아직도 생각이 난다. 살짝 열린 창문으로 부드러운 바람이 들어오고 따뜻한 햇볕에 하늘을 파랗던 그 날. 언제인지, 뭘 하러 갔는지도 생각나지 않지만 창문으로 바라보던 그 풍경은 잊히지 않는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나 혼자 있는 것은 나에게 두려움이 ..
나는 한 번 죽은 적이 있다. 물론 실제로는 아니고 꿈에서. 재밌는 건 내가 그 죽음을 실제 상황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꿈 속에서 우리 가족은 어떤 부대로부터 도망치고 있었고, 그러다 한 순간에 우리를 쫓던 대원에게 총을 맞았다. 그 뒤로 세상이 하얗게 변했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 나는 육체 없는 영혼이 되어 있었다. 시작의 기술이라는 책을 보면 이런 문구가 나온다. 미래의 당신은 인생에서 무언가를 이루지 못했거나 무언가를 갖지 못했다는 것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후회하게 될 유일한 일은 시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노력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힘들어졌을 때 더 밀어붙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_212p 계속해서 감정에 휘둘린다면 오직 후회만이 남을 것이다. 그런 태도로 계속 살다가, 임종의 순..
어느덧 두 달이 훌쩍 지나고, 2기의 마지막 미션이 다가왔다. 마지막 미션은 조금 특별하다. 지금까지는 다수의 표를 받은 미션을 모두가 같이 했다면, 이번 미션은 각자 투표한 미션을 포스팅하기로 했다. 나는 친구와 엄마, 동생 둘에게 내 장점에 대해 물어보았다. 친구: 1. 너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누군가 기억해주면 고마울 때가 있는데, 너는 다른 사람들의 이름과 그 사람에 관한 것을 잘 기억한다. 네 주변의 사람들이 너를 좋아하고 주변에 있는 이유인 것 같다. 또한 정말 고마워하고 진짜 좋아하고 같이 기뻐해 준다. 사람들을 반가워해 주고 진정성 있게 대해주는 것이 네 첫 번째 장점으로 생각이 났다. 2. 두 번째는 웃음이다. 정말 큰 장점이다. 네가 웃으면서 뭔가를 할 때 ..
7번째 미션은 내가 꺼냈던 주제가 선정되었다! 나도 아이디어를 내고 싶어서 일단 생각난 걸 적은 건데 선택되어서 기분이 좋았다. 이번 주제는 매일 나의 하루 또는 기분을 표현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단톡방에서 인증하는 미션이었는데 재밌고 유쾌한 그림을 올려서 아침에 보고 빵 터지기도 했다. 그럼 내 일주일간 그림 고고! 2020. 10. 19. 월요일 책상에 인쇄해서 붙여놓은 이미지를 보고 그렸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디스인챈트에서 나오는 루시라는 캐릭터이다. 루시는 찐악마인데 첨 등장부터 뻘하게 웃겨서 기억에 계속 남는다. 아무튼 'JUST DO IT'은 루시가 극중에서 하는 말인데, 주인공인 빈에게 나쁜 행동 하라고 부추길 때 하는 대사이긴 하지만(...) 나는 잡생각 그만하고 그냥 해라,라고 나..
여섯 번째 미션은 매일 10분 이상 독서를 하는 것이었다. 처음엔 쉽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독서 시간을 일정에 넣지 않아 아예 잊어버리고 지나간 날들이 많았다. 내가 고른 책 제목은 [오래된 이야기]라는 책이었다. 운과 마음공부에 관한 책인데, 책을 읽으면서 내가 삶의 일부 영역에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았다. 책에서 주위 사람들과 삶에서 스쳐가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걸 소리 내서 그들에게 감사 인사하라는 대목이 나온다. 그걸 습관으로 만들어보라고. 그런데 이미 내가 내 삶에서 그렇게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버스를 타거나 편의점이나 마트 등 어딘가에 들어가면 기본적으로 인사를 하고 사고자 하는 물건의 계산이 끝나면 감사하다는 인사를 꼭..
5번째 드림로그 주제는 바로 매일 건강하게 한 끼를 먹고 인증하는 것이었다. 하고 싶던 주제라 마음에 쏙 들었다! 한 끼를 먹고 단톡방에 인증하는 건데 사진만 찍고 공유는 까먹은 적이 많았다. 다행히 사진은 다 찍어놓았다. 2020년 10월 5일 월요일 오후에 먹은 간식이 소화가 덜 되어서 채소랑 닭가슴살을 조금만 먹었다. (원래는 택도 없는 양...ㅋㅋㅋ 2020년 10월 6일 화요일 쌈채소랑 사과를 같이 갈아 먹었다. 아몬드 슬라이스를 넣어먹으면 식감이 오독오독해서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씹는 거 좋아하는 사람) 아침에 갈아먹기가 귀찮았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아침을 제일 정성스레 차려먹었는데 기억이 아득하다.. (매일 물 올려서 수란하고, 식빵 굽고 땅콩버터랑 양배추랑 바나나&채소 갈아서 먹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