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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명상 4일차: 넷플릭스 헤드스페이스_마음을 챙길 시간

별빛색 2022. 4. 9. 11:26

오늘은 감정이 아주 격해졌던 날이었다.

나는 평소에 화나 짜증이 없는 편은 아니지만, 손이 떨리거나 눈물이 날만큼 화가 나는 날은 손에 꼽는다. 오늘은 바로 그 날이었다. 동생과 이슈가 있었는데, 별거 아닌 일이었음에도 스스로 당황스러울만큼 화가 너무 많이 나서 어찌할줄 모를 지경이었다. 자리를 피하고 책상에 돌아와서 여러 감정이 요동치는 걸 느꼈다.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한 감정 외에도, 요즘 마음을 잘 다스리고 있었는데 왜 이렇게 되었나 스스로가 원망스러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습게도 나 스스로를 로봇처럼 살아야한다고 다그쳤던 것 같다. 사람이 화가 날 수도 있지, 암.) 

 

욕을 하고 뭔가를 부수고 싶을만큼 격한 감정이 올라왔는데, 막상 내 화를 해체해보니 내가 원했던 건 상대방이 내가 얼마나 그것을 원하고 있었는지 알아주고 이해해주길 바라는 것 밖에 없었다. 너무 간단해서 오히려 화를 풀고 싶지 않았다.

잠시 후에 심리 상담이 있었기 때문에 도저히 이 마음으로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잠깐 짧은 그 5분을 가지고 명상을 했다. 마음이 나아지진 않았다. 그렇지만 명상을 하면서 제일 크게 얻은 것은, 호흡이 나에게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호흡을 하면서 몸이 진정되는 걸 느꼈다. 감정이 요동칠 땐 내 육체도 함께 반응한다. 오늘은 몸이 떨리고 눈물이 났다. 그렇게 좀 진정시키고 상담을 들어갔다. 

 

명상이 정확히 어떤 영향을 나에게 미쳤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부끄럽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선생님께 오늘 있던 일을 솔직하게 나누었고, 이후 대화를 통해서 오늘 내 반응이 너무 자연스러우며, 어떻게 보면 반가운 반응이라고 하셨다. 그동안은 이러면 안 돼, 라는 생각에 내 감정 표현을 눌러왔다면 오늘은 그 브레이크를 걸지 않고 나를 표현한 것 같다. 그러고나니 그 사이 외출한 동생에게 내 마음을 텍스트로 표현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자기 전에 그런 생각을 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나구나'

오늘만큼 그걸 느낀 적이 없던 것 같다. 동생이 내 문자에 답을 하지 않아서 무시 당했다고 느낀 직후였다. 그것에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동생이 어떤 반응을 하던, 나는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고, 동생이 어떤 반응을 하던, 내가 나에게 소중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나는 잘못되거나 틀린 사람이 아니고, 따라서 동생의 반응에 따라 내가 잘못되거나 틀릴 일도 없다. 주눅 들 필요가 없다는 걸, 오늘 깨달았다. 자기 전에 작게 메모를 해두었다.

 

너가 최고야. 너가 최우선이니까 남들에게 너를 맞추지 마. 너는 바꾸거나 고칠 부분이 없는 온전한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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