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가는 공간
외할머니와 입시를 끝낸 동생과 함께 공원을 다녀왔다. 몇 년 만에 간 공원은 기억과 다르지 않지만 조금씩 새로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조그만 섬으로 이루어진 공원은 그 속에서 시간이 멈춘듯 고요하고 미동이 없었다. 어릴 때 할머니 댁에 가서 '세계의 그림책' 시리즈의 그림책들을 즐겨봤던 기억이 난다. 어떤 삽화들은 그저 장면으로 순간의 멈춤과 아무런 소음도 없는 자연의 밤을 연출했다. 어린 시절 나는 동생과 방에 틀어박혀 그 책들을 보면서 내가 모르는 세계를 여행하곤 했다. 책 속의 풍경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은 희미해지지만 새로운 풍경에 대한 갈망은 점점 더 커졌던 것 같다. 오늘 갔던 공원은 갑자기 나를 어린 시절 그림책 속으로 떨어뜨렸다. 십대 중반에 아빠와 함께 했던 ..
생각해보면 나는 항상 올해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보다는 새해를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던 것 같다. 가족들이 연말에 모여서 하는 건 연초에 작성한, 성취한 것보다는 성취하지 않은 것이 많은 소원 종이를 꺼내보면서 곱씹었고 비슷한 내용의 다짐을 새해 종이에 적곤 했다. 2020년을 맞이할 때 처음 참가한 자기계발 교육 회사의 새해 이벤트 프로그램은 그런 의미에서 새로웠다. 세 가지 질문을 통해 올 한해를 내가 어떻게 보냈는지 실재를 다룬다. 그래서 2021년을 맞이하는 2020년의 끝자락에선 가족들과 함께 이 질문을 하고 서로 인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세 가지 질문은 아래와 같다. 1. 2020년에 성취한 것 (키워드: 관계, 직장, 취미+공부, 운동+건강, 지역사회 등) 2. 2020년에 성취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다르지 않다. 내 말은, 누군가는 초록색 잔디밭에서 살고 다른 누군가는 붉은색 잔디밭에서 사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우리는 같은 색을 가진 잔디밭을 보며 함께 살아간다. 비록 그것에 부여하는 의미는 각자 다르지만, 우리는 같은 곳에서 산다. 그래서 영화 모디의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이 났을 때,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나는 왜 울고 있는 걸까?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은 비록 사진으로 찍을지라도 극명하게 달라지지 않지만, 세상에 우리의 관점을 가장 극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있다. 바로 그림이다. 그림은 특별하다. 우리가 함께 같은 꽃병을 그려도, 개개인의 마지막 터치까지 그림은 다르다. 모디의 그림은 행복하다. 소소한 일상, 그만의 관점이, 세상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다. 그래서 많은 ..
어느덧 두 달이 훌쩍 지나고, 2기의 마지막 미션이 다가왔다. 마지막 미션은 조금 특별하다. 지금까지는 다수의 표를 받은 미션을 모두가 같이 했다면, 이번 미션은 각자 투표한 미션을 포스팅하기로 했다. 나는 친구와 엄마, 동생 둘에게 내 장점에 대해 물어보았다. 친구: 1. 너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누군가 기억해주면 고마울 때가 있는데, 너는 다른 사람들의 이름과 그 사람에 관한 것을 잘 기억한다. 네 주변의 사람들이 너를 좋아하고 주변에 있는 이유인 것 같다. 또한 정말 고마워하고 진짜 좋아하고 같이 기뻐해 준다. 사람들을 반가워해 주고 진정성 있게 대해주는 것이 네 첫 번째 장점으로 생각이 났다. 2. 두 번째는 웃음이다. 정말 큰 장점이다. 네가 웃으면서 뭔가를 할 때 ..
7번째 미션은 내가 꺼냈던 주제가 선정되었다! 나도 아이디어를 내고 싶어서 일단 생각난 걸 적은 건데 선택되어서 기분이 좋았다. 이번 주제는 매일 나의 하루 또는 기분을 표현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단톡방에서 인증하는 미션이었는데 재밌고 유쾌한 그림을 올려서 아침에 보고 빵 터지기도 했다. 그럼 내 일주일간 그림 고고! 2020. 10. 19. 월요일 책상에 인쇄해서 붙여놓은 이미지를 보고 그렸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디스인챈트에서 나오는 루시라는 캐릭터이다. 루시는 찐악마인데 첨 등장부터 뻘하게 웃겨서 기억에 계속 남는다. 아무튼 'JUST DO IT'은 루시가 극중에서 하는 말인데, 주인공인 빈에게 나쁜 행동 하라고 부추길 때 하는 대사이긴 하지만(...) 나는 잡생각 그만하고 그냥 해라,라고 나..
여섯 번째 미션은 매일 10분 이상 독서를 하는 것이었다. 처음엔 쉽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독서 시간을 일정에 넣지 않아 아예 잊어버리고 지나간 날들이 많았다. 내가 고른 책 제목은 [오래된 이야기]라는 책이었다. 운과 마음공부에 관한 책인데, 책을 읽으면서 내가 삶의 일부 영역에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았다. 책에서 주위 사람들과 삶에서 스쳐가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걸 소리 내서 그들에게 감사 인사하라는 대목이 나온다. 그걸 습관으로 만들어보라고. 그런데 이미 내가 내 삶에서 그렇게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버스를 타거나 편의점이나 마트 등 어딘가에 들어가면 기본적으로 인사를 하고 사고자 하는 물건의 계산이 끝나면 감사하다는 인사를 꼭..
5번째 드림로그 주제는 바로 매일 건강하게 한 끼를 먹고 인증하는 것이었다. 하고 싶던 주제라 마음에 쏙 들었다! 한 끼를 먹고 단톡방에 인증하는 건데 사진만 찍고 공유는 까먹은 적이 많았다. 다행히 사진은 다 찍어놓았다. 2020년 10월 5일 월요일 오후에 먹은 간식이 소화가 덜 되어서 채소랑 닭가슴살을 조금만 먹었다. (원래는 택도 없는 양...ㅋㅋㅋ 2020년 10월 6일 화요일 쌈채소랑 사과를 같이 갈아 먹었다. 아몬드 슬라이스를 넣어먹으면 식감이 오독오독해서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씹는 거 좋아하는 사람) 아침에 갈아먹기가 귀찮았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아침을 제일 정성스레 차려먹었는데 기억이 아득하다.. (매일 물 올려서 수란하고, 식빵 굽고 땅콩버터랑 양배추랑 바나나&채소 갈아서 먹었..
4번째 드림로그 포스팅 주제는 바로 '최소한의 행복으로 최대한의 행복 만들기 : 매일 삶 속에서 행복 찾기'이다. 하루를 살아가면서 내가 행복을 느꼈던 순간을 적으면 된다. 하루 동안 일어나서 기분 좋았던 일들을 한 번씩 다시 돌아보니 새로운 느낌이었다. 2020년 9월 28일 월요일 1. 아침에 혼자 운동하는데 아빠가 와서 같이 운동했다. 즐겁게 운동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2. 아이디어스에서 쇼핑하다 주문할 작품에 대해 작가님께 문의했는데, 다음 달 할인 쿠폰을 나만 미리 주셨다. 덕분에 기한이 이번 달까지 였던 다른 쿠폰을 함께 사용해서 주문할 수 있었다! 메시지도 친절하게 답변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기뻤다. 3. 인스타에서 내가 존경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작가님이 내 메시지와 댓글에 정성이 느껴진다며..